현대기아차가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내수 침체를 중국 시장서 극복하기 위해 현지 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시장이 녹록치 않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12 베이징모터쇼' 전경. |
올 1분기 중국 내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3.4% 줄어든 479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2.5% 성장에 그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아예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해 초, 그 해 전망치를 전년(2010년ㆍ1800만대)보다 10% 가량 늘어난 2000만대로 전망했으나, 실제론 그에 못 미친 1850만대에 그쳤다. 협회는 올해 다시 8% 성장한 2000만대로 예상치를 잡았으나 1분기 실적만 보면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적신호는 또 있다. 최근 CNN머니 보도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연 50%대 상승해 온 중국 주택 시장이 올 1분기에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약 40% 급감했다. 이에 따라 주택 가격 역시 하락 추세다. 주택경기와 자동차판매는 현지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더욱이 중국 공업정보부는 지난 2월 연 60만대에 달하는 정부기관 자동차 구매 목록의 가격 상한선을 25만 위안(약 4500만원)에서 18만 위안(약 3200만원)으로 큰 폭 낮췄다. 특히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높였다. 대표적인 게 중국 현지 연구개발비를 매출의 3%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된 것이다. 현지 대형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던 국산차에 또 하나의 짐이 더해진 셈이다.
한 국내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올 1분기 한국 회사들의 자동차 수출실적을 보면, 중국보다는 우려됐던 유럽과 미국에서 오히려 선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이 성장하겠지만 올 한해와 내년 초까지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눈여겨 보고 있는 현지 대형차 시장은 독일차가 과점하고 있는데다, 현지 정부의 정책도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분기에 약 29만5000대로 역대 분기 최다판매 세운 현대기아차도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부터 현대차 중국 3공장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올해 12만대, 내년부터는 30만대의 물량이 추가 생산되는 만큼 현지 판매도 그만큼 늘려야 한다.
2014년 8월께부터 중국 3공장을 가동하는 기아차도 중국 시장의 경기에 민감한 건 마찬가지다. 주우정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은 지난 27일 기업설명회에서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8.1%로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또 유가 인상, 베이징ㆍ상하이 등 대도시의 자동차등록 제한 등 부정적 영향이 많다”고 했다. 그는 연말까지 이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두 공장이 모두 완공될 경우, 현대기아차는 현재 110여 만대에서 170여 만대로 판매를 늘려야 한다.
다만 주 실장은 이 같은 부정적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자동차산업연구회는 오는 2020년 중국 시장을 3000만대(현재 약 2000만대)로 예측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이 확대되기 때문에 올 한해 어려운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