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25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인수 의향을 묻는 기자들에 “전혀 생각 없다”고 했다.
KAI는 지난 1999년 현대우주항공·삼성테크윈·대우중공업 항공기 사업 부문이 통합 설립된 국내 최대 민·군수 항공기 제조기업이다. 현재 한국정책금융공사가 26.4%, 삼성테크윈·현대차·두산이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자신의 지분 10% 및 3사의 지분 30% 등 총 40%의 지분에 대한 매각을 추진중이다.
업계는 KAI 지분 40% 인수를 위해선 1조5000억~1조8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을 비롯한 3사나 대한항공, 현대중공업그룹 등 대형 그룹사만 인수가 가능한 규모다. 삼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이번에 인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한데다 번복도 어렵다. 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매각주관사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결정을 번복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게 된다. 사실상 완전히 후보군에서 배제된 셈이다.
이로써 업계의 관심은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대한항공, 한화 등 나머지 후보군의 결정에 쏠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00년대 중반 한번쯤 KAI 인수 추진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이나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대한항공, 지난 2008년 자금 문제로 인해 대우조선해양 인수기업으로 선정까지 돼 놓고도 최종 인수에 실패한 한화 모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기업(전략적투자자)과 외국계 자본(재무적투자자)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단 이 역시 KAI가 방위산업업체인 까닭에 일정 지분(9%) 이상을 허용치 않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