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9일 “정유 4사가 시장 공급자로 모두 등록했다”고 밝혔다.
그간 시장 참여에 부정적이었던 정유사가 정부 요청에 못이겨 일단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정유사가 계속 시장 참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임원들을 불러들여 시장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공급자로 등록했다고 해서 실제 현물을 내놔야 할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30일 개장 직후 정유사의 물량이 경매대상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가입은 했지만 내일 물량을 내놓을지는 개장 후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정유사도 “실제 참여할지는 계속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석유전자상거래의 취지가 석유 공급자간 경쟁을 유도해 기름값 인하를 꾀하는 것인 만큼 정유사로서는 시장참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정부가 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유소의 ‘혼합판매’를 부추기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고 주유소의 혼합판매가 활성화되면 정유사로서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다. 그동안은 주유소와 전량구매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해왔지만, 앞으로는 경매시장에서 더 많이 팔기 위해 힘든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만큼 기업에 나쁜 것도 없다”며 “업황이 나쁘면 적절히 대응해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팽배하면 대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