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에 접어든 물가지표…안정 속단 이르다

2012-03-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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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복병은 국제유가…물가진단 3~4월 지나야 정확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로 접어들었지만 물가 안정 속단은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가 복병으로 등장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3.1%로 1월(3.4%)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로 내려앉았다. 언뜻 물가지표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기저효과에 기댄 측면이 크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배춧값을 예로 들면 전달보다는 24.8% 급등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65.1% 내린 상태”라며 “지난해 2월의 한파로 인한 기저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년동월 대비가 아닌 전월비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병길 솔로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국내물가는 전년동월비보다 전월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를 전월비로 보면 지난해 10월 -0.2%를 기록했지만 11월에 0.1%로 플러스 전환한 후 12월 0.4%, 올해 1월 0.5%, 2월 0.4%로 오름세다.

국제유가는 그야말로 복병이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78%를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2월 중순 이후 12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국내 석유류 물가에 반영됐다.

특히 휘발유, 경유, 등유, 부탄가스, LPG 등 석유류로 분류된 품목의 전년동기 대비 물가상승률은 1월에 7.0%, 2월에는 7.9%로 상승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불안이 국내물가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이란 핵제재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물가에 계속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3~4월에 소비자물가 전월비가 하락 반전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황에 따라 이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물가는 기저효과로 당분간 3% 초중반을 기록하겠지만 하강둔화되는 추세인 만큼 유가 등 대외불확실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소비자들의 심리를 움츠러들게 해 물가안정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다.

지난 2일 한국은행의 ‘2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가 3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회복,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4.0%로 8개월째 4%대를 유지해 여전히 물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국제유가와 국내물가 상승 압력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면 CSI에도 찬물을 끼얹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월 소비자물가에 대학등록금, 보육료 지원 확대 등 정부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물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기저효과의 영향이 줄어드는 3~4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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