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구제받은 후 다른 장애물이 방해가 되면?

2012-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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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구제절차 밟으면 돼…그냥 쳐도 상관없어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부터 구제를 받은 플레이어가 볼을 드롭했는데, 그 곳에서 또다른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이 그의 스윙에 방해가 됐다. 이런 경우 플레이어는 또다른 장해물로부터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볼이 카트도로에 멈춰 구제받고 드롭했는데, 이번에는 배수구가 방해가 된 경우다. 이 때 배수구로부터 또다시 구제절차를 밟으면 된다는 얘기다.
구체적 사례를 보자.

골퍼 A씨가 친 티샷이 페어웨이의 ‘캐주얼 워터’(일시적으로 고인 물)에 빠졌다. 당연히 구제를 받고 드롭했다. 볼은 캐주얼 워터 밖에 멈췄는데, 샷을 하려고 스탠스를 취해 보니 이번에는 발이 캐주얼 워터에 걸렸다. 이 경우 처음과 같은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으므로 반드시 재드롭해야 한다. 발이 캐주얼 워터에 걸리지만, 볼의 라이가 치기 좋은 상태라고 하여 그냥 치면 2벌타가 따른다.

그 반면 캐주얼 워터에서 구제받고 드롭한 볼이 배구수 옆에 멈춰 치는 데 방해가 될 경우엔 또다시 구제받고 드롭할 수도 있고, 라이가 좋을 경우 구제받지 않고 그냥 쳐도 상관없다.

2004년 7월 미국PGA투어 존디어클래식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주인공은 비제이 싱이다.

‘디펜딩 챔피언’ 싱은 3라운드 4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편 래터럴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칠 수 없었으므로 1벌타 후 드롭을 해야 할 상황. 대부분 선수들 같았으면 이 경우 볼이 개울로 들어간 지점으로부터 홀에 가깝지 않은 곳으로 두 클럽 길이내의 러프에 드롭했을 것이다.

그러나 싱은 러프 대신 그 옆에 나있는 카트도로를 택했다. 콘크리트로 된 카트도로에서 샷을 한다는 것은 상상밖의 일이었지만 싱은 두 클럽 길이내의 드롭지점을 카트도로로 정했다. 러프가 너무 깊었기 때문에 러프에 드롭하고 치는 것보다 차라리 카트도로에서 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싱은 그런뒤 세 번째 샷을 깨끗이 걷어올려 그린에 떨궜고, 3m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했다. 기막힌 전략과 톱랭커다운 파세이브에 갤러리들이 큰 박수를 보냈음은 물론이다.

골프는 상상력·창의력의 게임이라고 하지 않은가. 이 경우 홀에 가깝지 않은 두 클럽 길이내라면, 러프든 카트도로든 어느 곳을 드롭장소로 택해도 상관없다. <골프규칙 20-2b, 규칙재정 24-2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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