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전선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3일 대한전선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부정적 검토)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 등급도 A3에서 B+로 떨어뜨렸다.
한기평은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가 무산된 후 채권단과 추가 신용공여를 논의하는 중인데, 자체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자산매각을 통한 차입부담 감소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영업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금융비용, 설비투자, 부동산사업 관련 PFV의 사업비 보충, TEC건설 지분매입 등 영업외 자금유출로 최근 차입규모는 재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율협약과 협조융자 얘기가 나오는 회사를 투자등급에 두기에는 적절치 않았다"고 덧붙이며 "대한전선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하고, 채권금융기관 추가 신용공여 등 관련 진행사항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최근 수익성 저하와 해외 수주 환경 변화에 따른 영업 대비 과다한 재무 부담을 단기간에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도 어려움에 처하고 채권은행과 추가 유동성 지원을 논의하는 등 자체 대응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전선 제조를 주력으로 영위해 왔던 대한전선은 해외 전선업체 프리즈미안의 지분매입, 건설-부동산-레저 등으로의 사업 확대 등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했고, 프리즈미안도 기대와 달리 손실이 커져 재무 안정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 때문에 대한전선은 2009년부터 자산매각, 대여금 회수, 유상증자 등 여러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한편 대한전선은 유상증자 조회공시에 대해 "유동성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하나대투증권과 검토 중이던 유상증자 건은 채권은행 자율협약 신청으로 인해서 자율협약 협의회 결성시 협의회와 논의후 유상증자 진행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