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산증인’으로 불린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30일 타계하면서 ‘김근태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야 출신 정계 거목이던 김 상임고문은 계파정치를 멀리했으나 그의 진보적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거나 따르는 인사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중심으로 모였다.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DY(정동영)계, GT(김근태)계로 나뉘어 계파간 충돌과 대립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김 상임고문을 아는 사람들은 GT계를 계파로 보지 않았다.
GT계 인사 대부분은 노선적 동질감과 인간적 친밀감으로 뭉친 것이지 계파정치의 유지 수단인 ‘실탄’(정치자금)이나 공천 등을 고리로 한 상명하복식 체계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리틀 GT’로 불린 이인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상임고문의) 노선과 정체성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상임대표를 스스럼없이 ‘아버지’로 여기는 그는 외유내강 형의 정치적 성품뿐 아니라 외모까지 닮았다는 평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선숙 의원과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은 원래 GT 사람이다.
김 상임고문은 95년 새정치국민회의 입당 이후 10년 넘게 그를 따른 박 의원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추천했다. 박 의원과 최 실장은 민주통합당 후보로 내년 총선에 나서기로 했다.
대선 싱크탱크이자 지지자 모임인 한반도재단 출신으로는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 유은혜 민주통합당 일산동구 지역위원장이 총선을 준비중이며 장준영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이동섭 사랑의연탄나눔운동본부장, 이래경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등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그를 보좌했던 기동민 전 정책보좌관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비서실장을 거쳐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에 발탁됐다.
민주당의 민주화ㆍ노동ㆍ학생운동 출신 인사들은 물론 수많은 재야인사들이 그와 함께 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고인의 절친이다. 이미 고인이 된 조영래 변호사를 포함한 세 사람은 ‘경기고 61학번 3인방’으로 불렸다.
손 전 대표는 이달 초 민주당이 통합을 앞두고 진통을 겪을 때 마석 모란공원에 묻힌 조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김 상임고문도 친구 곁에 묻히게 됐다. 앞으로 숱한 고비를 넘어야 할 대권 가도에서 손 전 대표의 마석 행(行) 발걸음이 잦아질 수도 있다.
김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씨의 행보에 관심을 쏟는 이들도 많다. 이화여대 운동권 출신으로 노동운동 1세대인 그는 인생의 반려자이기에 앞서 오랜 정치적 동지였다.
노동운동을 계기로 김 상임고문과 만나 결혼했고 남편이 설립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에서 함께 활동했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를 설립했으며,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서울지역 의장도 지냈다.
생전에 김 상임고문의 건강이 악화하자 그를 대신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라는 권유가 많았던 이유는 인씨의 이러한 이력들에서 찾을 수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