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방산업계 입찰 제한 처분, 수출 족쇄될라

(아주경제 이대준 기자) 방위사업청의 무더기 입찰 제한 처분이 향후 방산업체 수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방산업계는 올해 수출 증가로 기쁨의 샴페인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최근 15개 업체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부정당사업자로 적발돼 제재 처분을 받으면서 흥이 깨졌다.

제재를 받은 업체 가운데에는 업계를 이끌고 있는 LIG넥스원, 삼성테크윈, 두산DST 등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방위사업청은 계약 심의회를 통해 제재 처분을 결정하고, 해당 업체에만 관련 사실을 통보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요 업체들이 대거 포함됐고, 언론의 관심도 많아서 공개했다는 게 방위사업청 측 설명이다.

이번 처분에 대해 상당수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실수라고 충분히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전에 이 같은 움직임을 감지한 삼성테크윈은 발빠른 대응을 시작했다. 삼성테크윈은 3개월 동안 국내 공공기관 입찰 제한 제재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아울러 제재 취소를 위한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 취소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LIG넥스원과 두산DST도 비슷한 상황이다.

삼성테크윈의 경우 3개월간 입찰 자격이 제한되면 피해는 막대하다. 지난해 공공기관 대상 매출액을 3개월치로 단순하게 환산하면 약 2862억원에 이르기 때문.

더 큰 문제는 수출에 있어 이미지 훼손 우려 부분이다. 허위로 서류를 제출해 제재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 해외 수출에 있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때문에 정부가 방산 수출에 대해 스스로 족쇄를 채웠다는 지적도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제재 처분을 내렸다”며 “신뢰나 이미지 훼손에 대한 부분은 해당 업체들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를 통해 다른 방산업체들도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계약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