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확대를 위해 이례적으로 은행대출 기한을 최장 3년으로 연장한 상황에서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스페인은 이날 3개월 만기 채권을 발행하면서 1.74%의 발행 금리를, 6개월 물은 2.44%를 각각 적용했다. 지난달 발행 때의 5.11%와 5.23%에서 크게 낮아진 금리다.
시장 수요는 견고함을 뒷받침했다. 시장이 사들인 물량도 56억 4000억 유로로 애초 예상 수준을 넘어섰다.
채권 유통시장 수익률도 떨어졌다. 스페인 10년 물이 이날 5.11%로 지난달 말보다 1.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도 0.5%포인트 이상 내려간 6.67%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CB가 21일 최장 3년으로 상환이 연장된 장기대출(LTRO) 신청 접수를 마감한다면서 ECB의 ‘무제한 공급’ 방침을 시장에 상기시켰다.
신문은 ECB가 지금까지 이 채널로 한 번에 은행에 공급한 최대 액수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ECB는 지난 2009년 6월 4420억 유로를 공급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FX스트리트닷컴은 21일 밤 11시 30분(한국시간) 자금 신청이 마감된다면서 2500억~4000억 유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금 제공은 2012년 2월 28일 실행된다고 FX스트리트닷컴은 덧붙였다.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오웬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ECB의 장기 대출 방안이 시장에 먹혀들었다”면서 “덕택에 은행이 싸게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로 가치도 상승했다.
외신은 EBS 시스템을 인용해 20일 유로-달러 환율이 한때 1.31320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날 유로 가치는 전날보다 0.624% 상승해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그러나 유로 위기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유로 강세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외신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