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앙(CC)TV 저녁 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 따르면 후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리창춘(李長春)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당·정·군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이날 오전 북한 대사관을 찾아갔다.
이들 4명은 모두 중국 집단지도 체제를 이끄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기도 하다.
권력 서열로 보면 후 주석이 1위, 우 상무위원장이 2위, 리 상무위원장이 5위, 시진핑 부주석이 6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후 주석 등 지도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정이 걸린 분향소에서 묵념하고 박명호 공사 등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넸다.
후 주석은 “중국 당과 정부는 김정일 동지의 서거에 비통한 심정”이라며 “중국 인민은 조선의 위대한 영도자이자 중국 인민의 친밀한 벗인 그를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어 “우리는 조선 인민이 김정일 동지의 유지를 받들어 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 아래에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의 이 같은 발언 내용은 전날 중국 당·정·군 지도부가 북한에 보낸 조전 내용과 거의 같은 것이다.
한편, CCTV는 장쩌민(江澤民·85) 전 국가주석도 이날 빈소에 화환을 보냈다는 사실을 함께 전했다.
이날 조문에는 국가 지도자 외에도 궈보슝(郭伯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과 양제츠 외교부장, 링지화(令計劃)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 등이 대거 동행했다.
후 주석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 발표 다음날 오전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하는 등 신속하게 움직인 것은 북·중간 우호관계가 매우 공고하다는 점과 함께 중국이 북한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중국은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19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무원 등 4개 기관 명의로 조전을 보내 김정은 영도 체제를 인정하고 북한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은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당일 김정은 후계승계를 인정하는 내용의 조전을 발표하고 다음날 후 주석이 조문을 하는 등 김정일의 사망에 따른 북한의 혼란을 막고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비교적 빠르게 행동하고 있다.
후 주석이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함으로써 중국의 나머지 국가 지도자들과 주요 인사들도 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20일 현재 브루나이 공화국을 방문 중이며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은 20-24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태국 순방을 할 예정이다.
외교 담당 국무위원 다이빙궈(戴秉國)도 20일 미얀마에서 개최된 제4차 메콩강유역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중국 수뇌부들이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대외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나 귀국 후 북한 대사관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