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20일 대북 정보력 부재를 문제 삼아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야당 의원은 물론 여권도 ‘국정원장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원 원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는 국회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국정원이 동네정보원이라는 소리를 듣다가 이제는 가장 중요한 군사정보(김정일 사망)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면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또 “현 정부 4년을 보면 일을 저질러놓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국정원도 책임지고 국방부 대북 관련 부서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도 원 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정보 당국의 정보수집력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지금 당장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사태가 끝나면 반드시 정보 당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국정원은 엄청난 예산을 쓰는데 정보에는 깜깜하다. 탈북자에게 돈 주고 정보를 얻어 유지되는 국정원은 말이 안 된다”며 “책임진다는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국정원의 앞길을 위해서라도 원 원장은 그만둬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원 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정보위원회에서는 사퇴 요구는 없었지만 “이 상황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역사적 책임까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정보위 간사인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이에 원 원장은 정보위 답변에서 “북한 내부는 물론 중국과 미국 일본 등도 김 위원장 사망을 북측 발표 전엔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경지대 군 병력 이동 등 중국이 사전에 김 위원장 사망을 인지한 정황이 있다’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국정원 측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