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각국의 구조조정 부담과 영토분쟁, 중국의 경제권 확산 우려 등 정치·경제적 요인탓에 한중일 FTA 협상개시 시점을 전망하기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협상 개시 시기와 관련, “내년 5월 한중일 정상회의까지 각국에서 보고서가 보고되면 정상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협상이 언제, 어떻게 개시될지 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국간 관세장벽 철폐를 위한 FTA가 성사되면 인구 15억명, 국내총생산(GDP) 합계 12조달러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3국 간 FTA가 성사되더라도 한ㆍ미, 한ㆍ유럽연합(EU) FTA에 비해 낮은 수준의 개방이 이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어떤 경제효과 있나
한중일 역내 교역비중은 2005년 14.5%에서 2008년 15.5%, 지난해 17.6%로 커졌다.
우리 교역에서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1.9%에서 2009년 30.5%로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들 3국 간 교역확대는 경제성장의 필수요건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3국 간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GDP는 3.38%, 수출은 6.7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한중일 GDP 증가 효과가 각각 5.14%, 1.54%, 1.2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복수의 통상전문가들은 중국·일본과의 시장규모 차이와 우리나라의 높은 무역의존도 등으로 미뤄볼 때 "한중일 경제통합 시 최대의 수혜국은 한국"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과제
현재 예상대로라면 내년 5월 중국에서 열리는 3국 정상회의에서 협상 개시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후 3국은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의 개방수위를 놓고 치열한 본협상 절차를 밟는다.
양자간 FTA 협상은 보통 1~3년 정도 소요되지만 3국간 협상은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늦으면 2020년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도 많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본협상에서 심각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농업보호 성향, 한국의 개방에 따른 산업피해 우려, 서비스ㆍ투자ㆍ지적재산권을 포함한 포괄적 FTA에 대한 중국의 소극적 태도 등 문제는 산척해 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각국의 이해관계, 산업ㆍ무역구조, 지정학적 대립구도 등을 미뤄볼 때 FTA가 성사되더라도 한ㆍ미 FTA 수준의 적극적이고 높은 개방보다는 낮은 수준의 FTA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중일 FTA, 한국이 '조정자 역할'
한중일 FTA가 성사되는 데는 우리나라의 조정자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이 주도권을 놓고 맞붙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FTA의 성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우리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FTA의 경험이 많다. 상대국들도 이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FTA를 바라보는 중국과 일본의 눈은 크게 차이가 난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 소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두 나라 모두 ‘역대 경제활성화’라는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상대방이 주도권을 잡거나 한쪽의 이익으로 흐를 것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참여하기로 한 결정은 침체한 경제 회복 외에도 중국 견제의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