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신협, 카드·여신전문, 보험 등 대출을 취급하는 제2금융권의 총자산은 올해 6월 말 88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제2금융권은 2008년 6월 말 총자산 610조4000억원과 견주면 3년 새 덩치가 45.7%(278조7000억원) 커졌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총자산은 1737조3000억원에서 1916조3000억원으로 179조원(10.3%) 늘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2금융권이 은행권보다 4배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제2금융권 총자산은 이제 은행권의 절반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의 한 해 총생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명목 GDP는 1173조원이다.
업권별로는 신협이 65.7%, 카드·여전업이 60.8%, 보험이 42.5%씩 커졌다. 저축은행은 올해 영업정지 사태의 여파로 성장세가 21.6%에 그쳤다.
제2금융권의 급팽창은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1월 말 289조3000억원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452조원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규모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하반기 들어 13조5000억원(4.9%) 늘었다. 은행권이 9조6000억원(2.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물론 증가액도 앞질렀다.
월별 증가액은 7월 2조2000억원, 8월 3조9000억원, 9월 2조3000억원, 10월 2조5000억원, 11월 2조6000억원으로 꾸준히 2조원을 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이대로 늘어나면 내년 상반기 중 30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2금융권에 만연한 다중채무자(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 문제가 경기 둔화와 맞물릴 가능성에도 대비한 것이다.
개인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통계를 보면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30%는 `한계차주‘로 불리는 신용등급 7등급에 몰려있다.
다중채무자는 주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는 5~7등급에 65%가량 분포한다. KCB는 전체 평가대상 약 4천만명 가운데 30%를 5~7등급으로 분류했다.
금융위는 우선 금감원과 함께 내년 2월까지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의 지속적인 관리’를 내년도 중점 업무계획으로 세웠다”며 “여러 정책수단을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