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현재까지 사퇴 의사를 밝힌 의원은 원희룡(서울 양천갑), 김형오(부산 영도), 홍정욱(서울 노원병), 이상득(경북 포항남.울릉) 의원 등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성남 분당을), 김효재 정무수석(서울 성북을) 등이다.
그러나 당내에선 쇄신논의가 진행될수록 다선의 고령 의원들은 스스로 용퇴하게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12일 “각종 선거에서 세대간 이견이 노출된 것으로 볼때 65세 이상은 사실상 우선 공천제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텃밭인 영남권에선 4선 이상 의원들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65세·4선 이상 의원은 영남권에선 박종근, 이해봉, 홍사덕 의원 등이며 수도권에선 이경재, 이윤성, 이재오, 안상수 의원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인위적 공천 배제에 반대하면서 공천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사덕 의원은 “헛소문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공천신청을 하겠다”고 했고, 이경재 의원도 “지역사정 등에 따라 현역이 공천을 포기해야지 나이나 선수 기준으로 하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내년 4월 총선 이후 같은해 12월 대선이 실시되는 만큼 대권잠룡들은 총선을 포기하고 대선에 올인할 가능성도 있다.
대권 출마가 유력시 되는 4선의 박근혜 전 대표나 6선의 정몽준 전 대표 등이 그들이다. 또 경우에 따라 친이(친이명박) 대표 주자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4선의 이재오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5개월만에 대표직에서 중도하차한 홍준표 전 대표(4선)도 지역에 머물면서 대선출마 등 향후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 측은 “(대선 출마를 포함한)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쇄신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여당 지도부를 지낸 인사들은 불출마해야 한다는 쇄신그룹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6선)이나 나경원 전 서울시장 후보 등이다.
수도권 출신 쇄신파 의원은 “그동안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 눈치만 보며 무능한 리더십을 보였다”며 “쇄신 논의가 진행될수록, 외부의 새인물들이 유입될수록 이들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3선의 정 사무총장이 이날 “지난해 4대강 사업 예산으로 국회가 난장판이 됐을 때, 국회가 몸싸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을 최선을 다해보고 그래도 이런 일이 생기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권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호남은 시대적 흐름에 강했다. 중진 의원들은 야권 통합정당의 오픈프라이머리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