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60조 급증…2013년 1000조 돌파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에 따라 오는 2013년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는 892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5조 6000억원을 증가했다.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한 데다 4분기 들어 15조원 이상 추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감안하면 올 가계부채 증가액은 6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가 이 같이 급증한 것은 물가와 실질소득이 반비례하면서 생계비 마련을 위해 빚을 내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6년(62조 3000억원) 이후 가계부채 증가액이 50조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한 차례도 없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4년간 가계부채 증가액은 2007년 59조 4000억원, 2008년 59조 5000억원, 2009년 54조 8000억원, 2010년 62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해지더라도 2013년 하반기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가계부채 흐름이 연체자가 급속도로 늘고 파산이 속출하는 부채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우리은행의 적금 중도해지 계좌 수는 지난해 12월 2만 9000개에서 올 10월 4만 7000여개로 65% 급증했다.

신한은행 역시 월별 적금 중도해지 계좌가 지난해 4만개에서 올 10월 약 5만개로 늘었다.

올 들어 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아 보험계약 효력을 상실하거나 해지된 계약 건수도 7월 44만 7000여건, 8월 51만 8000여건, 9월 43만 8000여건에 달한다.

한 전문가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고용과 소득 증대가 필요하지만 내년 경제 전망이 좋지 못하다”며 “각 가계가 조금씩 빚을 갚고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부채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