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그 곳이 어디냐에 따라 벌타 유무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기 위해 연습스윙을 하는 도중 볼이 티에서 떨어졌다면 벌타가 없다. 인플레이 전이기 때문이다.티샷을 해야 비로소 그 홀의 플레이가 시작된다. 따라서 벌타없이 다시 티업한 뒤 샷을 하면 된다. 연습스윙이 아니라 왜글을 하다가 볼이 움직여도 마찬가지다.
일단 티샷을 하고 난 뒤에는 상황이 다르다. 페어웨이에서 세컨드 샷을 앞두고 연습스윙을 하다가 볼을 움직였을 경우 1벌타를 받고 볼을 리플레이스해야 한다. 그 과정을 생략하면(리플레이스하지 않고 멈춘 곳에서 치면) 2벌타를 받는다. 인플레이 볼은 규칙에 나와있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연습스윙을 하다가 디봇(뜯긴 잔디)을 냈고, 그 디봇이 볼을 움직일 경우도 마찬가지로 1벌타를 받는다.
연습스윙인지 실제스윙인지의 여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실제 스윙을 했는데 잘못돼 볼이 티에서 떨어져 티잉 그라운드에 머무를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동반자들은 실제 스윙(1타)이라고 주장하는데 당사자는 연습스윙(무벌타)이라고 주장한다. 이 경우 당사자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 당사자가 양심을 속인 것이라면 동반자들은 다음 라운드에 그를 초청하지 않을 것이다.
1997년 미국 오리건주 펌킨 리지GC에서 열린 US여자오픈 때의 일이다. 당시 아마추어이던 박지은은 한 파5홀에서 세번째 샷을 하려고 볼 뒤에서 연습스윙을 하던 도중 클럽헤드가 지면을 때리며 디봇을 내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그 디봇은 저만큼 날아가더니 박지은의 볼을 건드렸다. 인플레이 볼을 건드렸으므로 박지은에게 1벌타가 가해졌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박지은은 1벌타후 움직인 볼을 제자리에 갖다놓은 뒤 다음 플레이를 속개했다.
1997년 3월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4라운드. 데이비스 러브3세는 소그래스TPC의 유명한 파3홀인 17번홀 그린에서 연습 스윙을 하다가 볼을 건드려 볼이 옆으로 움직이고 말았다. 연습 스윙임이 분명했으므로 1벌타 후 볼을 리플레이스하고 다음 플레이를 해야 했는데, 러브3세는 볼이 멈춘 자리에서 플레이를 속개한 뒤 1벌타만 부과했다. 연습 스윙이 아니라 실제 스윙이었다고 우기면 결과는 달라졌겠지만, 연습 스윙인 이상 리플레이스하지 않고 플레이를 한 탓으로 규칙 18조 위반에 대한 일반의 벌 2벌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러브3세는 1벌타만 적어 내 ‘스코어 오기’로 실격당하고 말았다. 실격당하지 않았더라면 공동 7위로 상금 10만5000달러를 받을 수 있었을 터였다.
2006년 5월 영국 웬트워스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BMW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아르헨티나의 앙헬 카브레라가 친 볼이 러프 경사지에 멈췄다. 카브레라는 연습스윙을 하면서 클럽헤드로 지면을 쳤고, 그 후 볼이 조금 굴러내려갔다. 경기위원을 불러 해석을 구했는데 경기위원은 “연습스윙을 한 것이 볼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본다”며 카브레라에게 1벌타를 주었다. 카브레라는 1벌타 후 그 볼을 리플레이스한 뒤 플레이를 속개했다. 볼이 움직인 원인이 카브레라의 연습스윙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면 카브레라는 벌타없이 볼이 멈춘 자리에서 다음 플레이를 하면 된다. <골프규칙 11-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