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웨지로 볼 뒤 모래를 쳐주기만 하면 된다’는 이론은 간단한듯한데, 실제는 그리 쉽지 않다. 골프장마다 모래상태가 다르고, 벙커마다 볼의 라이가 달라서 그런지 벙커에서 볼을 그린에 사뿐히 올려놓는 일이 만만치 않다. 기량에 따라 벙커샷에서 주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일단 벙커에서 탈출한다: 90타대, 100타대 골퍼들이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벙커에 빠진 볼을 벙커밖으로 탈출시키는 것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다음샷으로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볼을 벙커밖으로 탈출시키려면 벙커턱 높이를 잘 살펴야 한다. 턱이 높을수록 샌드웨지의 페이스를 더 열어주어야 한다. 벙커샷이 다시 벙커에 떨어지는 주된 이유는 ‘폴로 스루’를 제대로 않기 때문이다. 임팩트 직후 클럽헤드를 멈추지 말고 폴로 스루를 끝까지 해주어야 한다.
◆벙커에서 탈출해 볼을 그린에 올려놓는다: 80타대에 진입하려는 골퍼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벙커에서 탈출하긴 했는데 그곳이 그린 밖이라면 ‘보기’가 보장되지 않는다. 벙커샷을 그린에 올려놓아 2퍼트로 마무리해야 보기로 막을 수 있는 것. 클럽헤드가 볼부터 맞혀 생기는 ‘홈런성 타구’나 볼에서 너무 떨어진 지점의 모래를 떠내는 일을 주의하면 된다.
◆볼을 깃대옆에 붙인다: 아마추어들에겐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미국PGA 투어프로가운데 올해 현재 벙커샷을 가장 잘 하는 선수는 브라이언 게이로 샌드 세이브율(벙커샷을 한 후 1퍼트로 마무리하는 확률)이 64.1%다. 벙커샷을 잘 한다는 최경주도 이 비율이 58.8%이며, 미PGA투어프로들의 평균치는 48%정도다. 세계적 프로들도 벙커샷을 두 번 시도하여 한 번 정도 붙인다는 얘기다. 아마추어들의 경우 ‘싱글 핸디캡 골퍼’들은 샌드세이브율이 10%가 채 안되며 ‘보기 플레이어’들은 0%에 가깝다. 한 라운드 중 한번이라도 벙커샷을 홀에 붙여 파를 잡으면 아마추어들에게는 ‘경사’다. ‘싱글’이 되려는 골퍼들은 따로 시간을 내서 벙커샷을 집중 연마할 필요가 있다.
벙커에 들어가면 깃대를 겨냥하는 대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기량에 맞는 목표를 선택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