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당초 오는 7일 밤 8시로 예정했던 새 경제대책을 발표 일정을 하루 미루자는 공화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오바마는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담은 새 경제대책을 오는 7일 발표하기로 하고, 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상·하 양원 합동회의를 소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시간이 빠듯하다"며 오바마에게 서한을 보내 경제대책 발표를 하루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같은날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8명의 TV 토론이 예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가 오는 7일 밤 연설하겠다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모든 일을 정치적인 계산에서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일정이 겹치게 된 것은 우연"이라며,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들의 토론을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백악관은 당초 기존 일정을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었지만, 수차례 논의 끝에 오바마는 베이너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는 백악관이 꺼렸던 미국프로풋볼(NFL) 개막전이 열리는 오는 8일 경제대책을 발표하게 됐다.
미국인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새 경제대책 발표 일정을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은 데 대해 블룸버그는 "새로운 당파싸움이 아니었다면 의회는 8월 휴회에서 복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닉슨에서 클린턴 행정부까지 대통령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거진 하버드대 공공리더십센터 이사는 경제대책 발표시점을 놓고 벌어진 촌극에 대해 "의회의 협력 가능성에 짙은 그림자를 던진 일종의 서커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일자리 창출이 아닌 오바마의 연설 일정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논쟁에 끌려다니고 있다"며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미 정치권을 한심하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는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재정적자 감축과 더불어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임금인상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초당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의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새 대책에는 철도, 도로 등 인프라 투자, 고용창출을 위한 기업 세제 혜택, 주택시장 개선 방안 등도 담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