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유럽 이적 시장 마감일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은 '아스날'이었다.
전달 30일 박주영을 영입한데 이어 마감 당일 안드레 산투스(브라질), 페어 메르테사커(독일), 요시 베나윤(이스라엘), 미겔 아르테타(스페인)를 차례로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아스날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지 전 많은 선수 유출이 있었다.
수비수 가엘 클리쉬(프랑스ㆍ맨체스터 시티)를 시작으로 세스크 파브레가스(스페인ㆍ바르셀로나), 사미르 나스리(프랑스ㆍ맨체스터 시티)가 차례로 팀을 떠났다. 주전 선수들의 이탈은 상상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 주말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8대2로 지는 대참사를 당하며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과 거너스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벵거, 분노의 영입
아스날은 맨유와의 경기 이후로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황태자' 카카(레알 마드리드)에서부터 '독일 신성' 마이오 괴체(도르트문트)까지 수많은 선수들과 이적설을 뿌리고 다녔다.
벵거 감독은 마감일을 코 앞에 두고 공격수, 미드필드, 수비수 모든 포지션에 걸쳐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킹' 앙리가 떠난 이후 아스날 제대로 된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반 페르시가 그나마 제 활약을 보여줬지만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나 있는 날이 더 많았다.
박주영이 이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전망은 밝다. 우선 유럽 마지막 팀이라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박주영은 아스날과의 계약이 끝날 즈음 입대를 할 예정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 리그에서 성공인 시즌을 보내며 유럽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빠르고 거친 잉글랜드 축구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이적 초반 위기만 넘긴다면 박주영의 기용 시간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브라질 국가대표 왼쪽 수비수 안드레 산투스는 지난 시즌까지 클리쉬가 있던 자리에 그대로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같은 브라질 선수인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자리를 꿰찼다. 이후 페네르바체에서 52경기를 뛰며 10골을 기록했다.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 국가대표로 뛰며 팀을 2대회 연속 4강으로 이끌었던 중앙 수비수 메르테사커는 부상으로 무너진 아스날 중앙 수비를 재건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확실한 리더가 없는 아스날 수비진에 경험 많은 이 장신 수비수의 영입은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베나윤과 아르테타는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또한 득점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아스날의 공격에 다양성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벵거 감독은 아르테타가 바르샤로 떠난 세스크의 자리를 대체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스크와 마찬가지로 바르샤 유소년팀 출신인 아르테타는 2005년 에버튼에 입성한 이후 5년 동안 174경기에서 28골을 기록하며 능력을 보여줬다.
◆문제는 적응과 조화
문제는 이 영입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아스날 축구에 녹아 들 수 있느냐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박주영이 빠르고 거친 프리미어리그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벤트너(덴마크)가 선더랜드로 임대가면서 경쟁자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스날 공격진 구성은 반 페르시를 중심으로 좌우에 월콧, 아스샤빈 또는 이번에 이적한 베나윤, 아르테타를 기용할 수도 있다.
반 페르시가 고정이라면 박주영은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윙으로 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포지션에서 자신의 능력을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박주영이 유럽 빅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아스날이 마지막일 수 있다. 조급한 마음은 선수 자신에게 마이너스 요인이다.
산투스는 '남미 선수는 EPL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깨야한다. 메르테사커의 순발력은 빠른 EPL 공격수에 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실제 유로2008과 남아공월드컵에서 종종 빠른 선수들에게 쉽게 뚫리는 모습을 보였던 그다.
이번 아스날의 폭풍영입으로 EPL 우승 구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맨유와 맨시티 사이에서 아스날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되는 시즌이다. 우승 경쟁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