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가비전 만들 차세대 지도자 양성

2011-08-3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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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치인 요람 '마쓰시타정경숙'<br/>1기 출신 노다 첫 총리 배출 관심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오전 6시 기상 및 체조, 주변 정리, 해안가 3㎞ 구보. 여느 극기훈련 프로그램이 아니다. 제95대 일본 총리를 탄생시킨 마쓰시타정경숙의 아침 식사 전 일과다. 10명 남짓한 '숙생'들은 식사를 마치고 오전 8시45분 조회에 참석한 뒤 본격적인 일과에 나선다.

커리큘럼에는 '2030년의 일본'과 같은 공동 연구 주제 토론이나 현대정치, 육상 자위대 체험, 100㎞ 행군 등도 포함돼 있다.

이곳의 1기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최근 일본 신임 총리로 지명되면서 첫 총리를 배출한 정경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다 내각이 출범하는 데는 8기 출신인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상을 비롯한 동문 의원들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일본 정계에서 정경숙 출신들의 입지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정경숙은 파나소닉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1979년 사재 70억엔을 털어 가나가와현 지가사키시의 2만㎡ 부지에 공익법인으로 설립했다. 4년제로 모든 숙생이 2년간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수업료는 없고, 매달 생활비로 20만엔을 지원한다.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노다와 마에하라의 성공도 이런 지원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그만큼 인기도 높아 매년 22~35세의 대졸 청년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으면 200여명이 몰리지만, 뽑는 인원은 10명 안팎이다.

마쓰시타는 정경숙 설립 배경에서 "일본이 갈수록 혼미해지고 있다"며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경숙은 마쓰시타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자수자득(自修自得), 현지현장(現地現場), 절차탁마(切磋琢磨)를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다. 스스로 현장에서 배우라는 가르침이다. 같은 이유로 상근 강사도 없다.

마쓰시타의 이상과 정경숙의 운영방침은 숙생들이 매일 아침 되뇌는 '5가지 맹세'에도 반영돼 있다. 한번 품은 뜻은 끝까지 추진하라는 '초지관철(初志貫徹)',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하라는 '자주자립(自主自立)', 만물이 모두 스승이라는 '만사연수(万事硏修)', 끊임 없는 창조를 강조하는 '선구개척(先驅開拓)', 협력의 중요성이 담긴 '만사협력(萬事協力)'이 그것이다.

마쓰시타의 의지는 커리큘럼에도 구체화돼 있다. 커리큘럼은 기초과정인 '수신'과 '입지', 심화과정인 '실천'과 '개척' 등으로 2개년씩 나눠 진행된다.

기초과정에서는 정치경영이념 연구, 국시 탐구, 지도자 자질 양성에 집중한다. 마쓰시타의 삶과 이상을 배우고, 다도·서도·검도·좌선·역사 강좌 등을 통해 일본의 정신도 익힌다. 자위대 체험 등 외교·안보에 관한 교육도 이뤄진다. 각국 대사관과 유학생들과의 교류도 중요한 활동이다.

3~4년차에서는 현장이 더 강조된다. 숙생들은 졸업 논문을 위해 스스로 연구 테마를 정해 현장을 파고 들어야 한다. 해외연수 기회도 주어진다. 정경숙 숙장인 사노 다카미는 지난 4월 제32기 입학식에서 "지금부터 세상이 스승이 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도장이 돼 줄 것"이라며 현장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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