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연기금이 8월 급등락장에서 5조원어치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삼성전자와 기아차, 현대중공업 순으로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개사가 연기금 순매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증권가는 연기금 특성상 상대적으로 위기 방어력이 높은 대형주 위주로 매수를 늘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순매수액이 1000억원 이상인 종목은 9개로 집계됐다. 9개 종목은 전체 순매수액에서 28.06%(1조3373억원)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순매수액 2109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모두 28만주를 사들였다. 2위 기아차는 1759억원이었다. 매수량은 248만주였다. 현대중공업은 순매수액 1448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41만주를 샀다.
상위 3위 안에 든 종목은 전체 순매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15%(5316억원)였다. 삼성전자와 기아차, 현대중공업 간 시가총액 차이에 비해서는 순매수액에서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1425억원, 33만주)와 LG화학(1416억원, 34만주)도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6위 SK텔레콤은 93만주, 1383억원어치를 샀다.
현대모비스와 하이닉스, 현대차 3곳도 각각 1355억원, 1348억원, 1130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782억원) 롯데쇼핑(780억원) SK이노베이션(757억원) KT(756억원) 현대건설(712억원) S-OIL(705억원) GS건설(701억원) 7곳은 각각 700억원 이상씩 샀다.
OCI(665억원) KT&G(652억원) 삼성SDI(622억원) 신한지주(612억원) 엔씨소프트(602억원) 5곳은 600억원선이었다.
고려아연(530억원) NHN(526억원) CJ제일제당(514억원) 금호석유(510억원) 4곳은 500억원선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로 연기금 순매수가 몰린 것은 현금이나 현금성자산 보유를 통해 위기관리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진 영향으로 풀이됐다. 국내외 경기나 업황 악화시 중소형주가 먼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시장이 약세일 때 되레 주식 비중을 많이 늘린다"며 "상대적으로 큰 운용 규모를 감안해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먼저 채우게 된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연기금 특성상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전형적인 매매 패턴이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종 대표주 주가가 급락했으나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수록 대형주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점쳐졌다.
곽 연구원은 "잠깐 틈새시장으로 일부는 중소형주를 편입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연기금 포트폴리오 원칙은 꾸준히 대형주 중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