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주요국들이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 일제히 금리인하에 나섰던 것처럼 최근 글로벌 위기를 다시 맞아 공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주요 7개국(G7)이 긴급 전화회의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정에 맞서기로 합의한 뒤 72시간만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융 사령탑'으로서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라는 '역풍'을 맞아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G7은 전화회의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강력하고 안정적인 국제금융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을 지지한다면서 환시 대책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적절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회의가 열린 바로 다음날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 정책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무릅쓰고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정위기국들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기로 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도 전날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최근 경기상황을 감안해 최소한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제로(0) 수준 금리를 유지키로 했다. 연준은 "앞으로 물가안정의 범위 내에서 더 강력한 경제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수단의 범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머빈 킹 총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국 경제가 직면한 맞바람이 거세다면서 경제가 더 악화될 경우 당국이 부양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BOJ) 총재는 전날 엔화값 급등세에 대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BOJ는 지난주 엔고 저지를 위해 외환시장에 다시 개입한 데 이어 채권 매입 규모를 10조엔 증액했다. 스위스중앙은행(SNB)도 이날 달러화와 유로화에 비해 고평가된 스위스프랑화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은 현재로선 '직접적인 공조'라고 할 수는 없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과 ECB, 여타 주요국들이 잇따라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이래 가장 광범위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회견에서 "중앙은행들은 함께 행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공조를 위한 다른 기관들의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