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권 후보 간에 접점 없는 지루한 공방이 오갔다.
민주당은 자녀의 병역 문제와 정치적 중립성을 꼬투리 잡아 검증되지 않은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권 후보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버텼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비해 강도는 약했으나 권 후보의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압박에 가세했다.
야당은 먼저 권 내정자의 자녀 병역 특혜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장남의 경우 서울대 공익근무를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가 오해의 여지가 있어 권 내정자 친구가 운영하는 포천 소재 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있었다”며 “출퇴근에만 5시간 걸리고, 함께 근무한 사람들의 명단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제 근무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해 권 내정자는 ”장남은 (서울대 인근에) 3개월 살았고, 처도 그 기간 왕래하며 뒷바라지를 했다“며 ”논란의 소지는 있으나 공익근무의 편의를 위해 주소를 옮긴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현역 입영판정을 받은 차남이 집 주변인 대치동사무소에서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한 점에 대해선 ”포천 소재 금융기관에서 돈을 입출금한 내역을 찾았다. 하등의 편법이나 특혜ㆍ탈법이 없이 산업기능요원으로 성실히 근무했다“고 답했다.
법무장관으로서 권 내정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학재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검찰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고, 권 후보자는 “내년 총선과 대선 관련 선거사범은 물론 검찰에서 처리하는 일체의 사건에서 정치적 시비가 없도록 검찰을 지휘하겠다”고 말했다.
친박(박근혜)계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도 "정권 말기 방패막이 인사라는 의혹이 있다"며 "청와대 수석이었고 TK(대구·경북)출신으로 5살 때부터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알고 지낸 사이인데 대통령 친인척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가세했다.
이 의원은 이어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양대 선거를 앞두고 과연 검찰 수사를 공정하게 할 수 있겠느냐. 솔직히 말하면 한나라당 소속인 나 역시 그런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자는 이에 대해 "부당한 간섭이나 개입 없이 선거 관련 사건을 처리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