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미국발 악재에 15.10원 급등...달러당 1080원대 진입

2011-08-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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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영향으로 1080원대에 진입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08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월28일 이후 40여일만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15.10원 오른 1082.5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080원대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월28일(1,083.50원) 이후 40여일만이다.

당초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예고된 재료라는 점에서 소폭 영향을 받겠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이날 개장 초반 그간 급등에 따른 시장참가자들의 가격 조정 심리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오른 1,072.40원에 개장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외국인의 주식 매도 규모가 커지고 주가가 급락하자 환율은 급상승세(원화값 하락)로 돌아섰다.

특히 오후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주가가 급락하고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와 달러 매수세가 겹치며 환율이 크게 올랐다.

오전 중 시장을 관망하던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달러 매수로 돌아서고, 국내 은행권 참가자들까지 추격 매수에 나서며 환율은 오후들어 11원 이상 오름세를 보였다.

수출업체들이 고점 매도 성격의 달러 매물을 내놓았으나 환율 상승 쪽으로 확연히 기운 시장참가자들의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환율이 1080원대에 안착하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환율 급등이 코스피 폭락 충격에 따른 것이지, 시장 수급 요인이나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이상 때문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특히 낙관적으로 전망됐던 미 신용등급하락이 현실화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단기적으로 주식 및 환율 급등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코스피가 폭락 장세를 연출하면서 환율도 급등세로 전환됐다”고 진단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송금 수요가 서울 환시에 몰리면서 환율 급등세가 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환율의 경우 코스피의 추가 하락만 없다면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1080원 대의 환율 이후에는 고점 매도가 쏟아지고 동시에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조치를 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외화유동성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개선됐다”며 “여러 면에서 점검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감 진정에 나섰다.

권 위원장은 특히 금융위원회와 함께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확보를 주문한 것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미리 점검하고 준비하자는 차원이지,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 게 절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는 지난 주말 김석동 금융감독위원장의 발언이 우리나라에 외화유동성 위기 징후가 있는 것처럼 잘못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간부회의에서 "은행들이 아무리 '우리는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말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며 세밀하게 은행 등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 상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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