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재건축 단지. 최근 폭우 피해에도 집값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최근 집중 호우에 큰 피해를 입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해 피해도 강남 집값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찾은 서울 강남구의 주요 재건축 단지는 피해 복구가 아직 진행되고 있었다. 단전·단수 복구지연으로 불편을 겪었던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완전히 복구가 안됐다. 그나마 한국전력이 전력 공급을 위해 지원한 발전기가 가동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간 듯 보였다. 개포동 주공아파트도 평온한 모습이었지만, 일부 단지에서는 아직 각종 가재도구가 밖에 널려있었다.
하지만 수해 피해와는 상관 없이 강남권 재건축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만난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됐으나, 호가가 올라가면서 급매물이 쏙 들어갔다"며 "수해 피해에도 강남 재건축 집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강남권 재건축은 학군 수요가 가장 많으며, 기반 인프라와 입지가 좋아 세입자들의 유입이 꾸준한 편"이라며 "이번 수해가 강남권 자체에 대한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8월 첫째주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0.17% 올랐으며, 서초구도 전주 0.26% 떨어진 이후 보합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최근 3달여간 마이너스 매매가 변동률을 보이던 강남구는 7월 마지막주 이후 2주 연속 0%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멈췄다.
이에 일각에서는 강남권 재건축이 바닥에 접근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나 재건축 부담금 환수 완화 여부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집주인들은 대부분 타지에 살고 있고 강남 8학군이나 유명학원 등 학군 수요가 풍부해, 이번 수해가 재건축 시장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상승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