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울산시 남구 삼산동 경은저축은행 울산본점에서 예금자들이 스피커를 든 예금보험공사 직원에게 예금 회수 방안을 묻고 있다. |
예금자들은 오전 10시로 예정된 설명회 시각보다 2∼3시간 앞서 울산시 남구 삼산동 경은저축은행 본점으로 모여들었다.
본점 3층에 마련된 160㎡ 규모의 설명회장에는 200여명의 예금자들이 모여 "이제 어떻게 되느냐", "돈을 찾을 수는 있는 것이냐"며 굳은 표정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지체장애 3급인 한 예금자는 "산업재해보상금으로 탄 3000만원을 이자가 높다고 해서 맡겼는데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5천만원 이하는 보장된다고 하지만 돈을 받기 전까진 계속 불안할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5000만원이 넘는 아파트발전기금을 예금했다는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급하게 뛰어왔다"며 "공금을 날릴 것 같아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금자들 사이에선 저축은행이 제때 영업정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70대의 한 예금자는 "평소에는 저축하라고 휴대전화 문자를 자주 보내더니 이런 일이 터졌는데도 문자 한번 없고 저축은행 영업부는 전화도 받지 않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명회가 시작되고 예금보험공사 직원이 이번 영업정지의 이유와 앞으로 진행과정을 설명했으나 유인물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 예금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예금보험공사는 9일 오전 8시부터 경은저축은행 본점에서 순번대기표를 나눠주고 최대 2000만원까지 가지급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첫날인 9일은 오전 70명, 오후 80명 정도 현장에서 가지급금을 지급하고 10일부터 하루 200명 정도에게 가지급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