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펀드시장 침체를 운용사별 차별화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차별화 유인을 늘리기 위해서는 운용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수익구조부터 개선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모형펀드 규모는 상반기(1~6월) 기준 183조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였던 2007년 237조원에 비해 22%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투자자문사에서 내놓은 자문형 랩어카운트는 2년 만에 9조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한 증권사 펀드 연구원은 "2007년 고점에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빠져나가고 있다"며 "펀드마다 획일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실망한 투자자가 랩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운용사 모두 안정적인 수익원인 운용수수료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탁상위 10개 운용사를 보면 2010 회계연도 영업수익 가운데 투자신탁위탁자보수 비중은 평균 80.63%를 기록했다.
이 비중이 가장 높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89.07%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산은자산운용도 70%에 맞먹었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 전문인력이 선진국 대비 부족할 뿐 아니라 경쟁사 상품을 베끼는 관행도 팽배하다"며 "서비스 차별화보다는 운용보수를 인하하는 출혈경쟁만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상품이 인기를 모으면 이를 모방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월지급식펀드가 이런 사례에 해당됐다. 2007년 첫 출시돼 2010년까지 10개에 머물렀던 월지급식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2배 가까이 늘었다.
목표전환형펀드도 2010년 인기를 모으면서 한꺼번에 15개 이상이 출시됐다. 이전까지 설정된 상품은 6개뿐이다. 압축형펀드도 마찬가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펀드시장 개선을 위해서는 운용수수료뿐 아니라 운용 역량이나 상품 차별화에서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