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국인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돼 제품 판매 부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최대의 시장인 미국의 경기가 침체되면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국내 기업들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자·IT 수출기업 ‘직격탄’ 맞나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디지털가전 등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IT기업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의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에서는 더블딥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만큼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LG 등은 기존 경영전략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나노급 등 미세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액정표시장치(LCD)는 이윤이 많이 남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키로 했다. 올해 23조원으로 책정된 투자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LG전자 역시 올해 초 목표했던 4조8000억원 규모의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는 그대로 집행하는 한편 시네마 3D TV 출시를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건설·해운 ‘정신적 공황’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과 해운사들에게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청천벽력과 같다.
우선 고유가와 선박공급 과잉 등 이중고에 시달려온 해운업계는 미국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들 경우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과 버금가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건설사들도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인한 해외 공사 발주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플랜트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며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중동의 플랜트 공사 발주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車·철강·조선 “당장 걱정은 없지만…”
한편 자동차·철강·조선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수출 지역 다변화와 끊임없는 원가 절감 노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모듈화와 플랫폼 통합을 가속화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 해외 시장 공략의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올 상반기 기준 통합 플랫폼의 비율은 현대차가 61.6%이며 기아차는 45%이다.
포스코는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해외 자원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도 올 수주목표 초과달성이 유력한 만큼 하반기에는 친환경기술·신제품 개발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