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슬림이 보유한 주식이 지난달 29일 이후 1주일간 9.5% 추락했다며, 이에 따른 손실액이 6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슬림이 보유한 주식은 멕시코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IPC가 6.4% 급락하고, 달러ㆍ페소 환율이 2.3% 떨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미국 경제의 침체로 멕시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결과로, 멕시코 전체 주가지수의 하락보다 슬림 자산의 낙폭이 더 크다.
특히 슬림이 소유한 3개의 회사가 IPC 지수에서 제외된 것이 이번 타격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멕시코주식거래소가 슬림 소유의 회사 3개를 IPC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한 이후 지주회사 그루포카르소(-14%), 부동산회사 인무에블레스카르소(-11%), 금융회사 인부르사(-8.2%) 모두 주가가 폭락했다.
그나마 슬림의 최대 자산이자 중남미 최대의 이동통신 회사인 아메리칸모빌은 6% 하락하는 데 그쳤고, 멕시코 최대 유선통신업체인 텔멕스는 모회사가 소액주주의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제안한 데 힘입어 11% 상승했다.
슬림은 지난해 텔멕스 등의 주가가 훌쩍 뛴 덕분에 포브스 부자 순위에 오른 1209명의 갑부들 가운데 가장 많은 205억 달러의 재산을 불렸다. 포브스가 추산한 슬림의 자산은 740억 달러(약 79조5000억원)가 넘는다.
슬림에 이어 세계 부자 순위 2·3위에 오른 빌 게이츠 소유의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도 지난주 6.3% 떨어졌고, 워렌 버핏의 버크셔헤서웨이 역시 3.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에서는 32개월래 최대 규모의 투매가 일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폭인 7.2% 급락했다.
한편 버크셔는 전날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이익이 3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 급증했다고 밝혔다. 파생상품 투자 수익이 크게 개선됐고, 2008년 골드만삭스에 투자한 것이 8억600만 달러의 세후 순익을 낸 것이 주효했다.
버핏은 지난 6월 말 현재 479억 달러로 불어난 현금을 활용해 기업 인수합병(M&A) 등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