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노동·사회단체들의 개입으로 정리해고 문제가 실타래처럼 꼬여있지만, 경영진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그리스 선사인 차코스 에너지 내비게이션(Tsakos Energy Navigation)과 LNG선 건조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수주에 성공할 경우 납기는 2014년으로 전망된다.
이 선사가 LNG선 건조에 강점을 가진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을 제쳐 두고 한진중공업과 상담을 진행하는 이유는 현재 이 회사의의 수주 잔량이 남아 있지 않아 도크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으로 LNG 수요가 늘면서 이를 운반하기 위한 선박 도입이 시급한 선사들에게는 한진중공업의 짧은 납기 경쟁력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진중공업은 과거 6척의 LNG선을 건조, 한진해운과 STX팬오션에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어 기술력에도 큰 문제가 없다.
이에 앞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달 3년 만에 수주에 성공하며 부활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진중공업은 노조가 파업을 철회한 이후 10일 만인 지난달 6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군수지원정(LCU) 2척을 수주했다. 또 아시아지역 선사와 총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4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31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지난달 27일 파업을 종식함에 따라 선주사들의 우려가 해소됐고 빠른 납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부각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파업 종식과 함께 영도조선소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나서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중소형 컨테이너선 및 특수선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높은 기술력과 빠른 납기를 앞세워 공격적인 수주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파업이 종료되면서 3분기 이후 영도 조선소의 수주가 본격 회복될 것”이라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컨테이너선에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조선 발주 시황 부진과 뒤이은 파업으로 영도의 수주잔량은 거의 바닥 근처에 와 있어 경쟁사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대비 짧은 납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