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금리결정, 김중수 총재 고민은?

2011-08-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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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지난주 금요일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용강등 위기와 미국의 거시지표 하향세가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경제도 물가 상승과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양호한 상황이지만 세계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경우 큰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다.

이에 따라 11일 기준금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한은은 지난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7%나 상승하는 등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가들과 투자은행(IB) 등 연구기관들은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외경기 악화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시간이 갈수록 금리 동결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은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한 데다 7~8월 집중 호우로 식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있다"면서 "대외 불확실성보다 이런 국내 환경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이 그동안 속도를 조절하며 금리 정상화 조치를 취해왔다는 점에서 지난 7월 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에 8월에는 올릴 가능성이 높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NP파리바 등 다수의 투자은행(IB)들은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등한 점 등을 들어 오는 11일 열리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점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정상화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달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지난 4일 국제통화기금(IMF) 수비르 랄 한국담당 과장도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확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정책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해 금리인상론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이어 “현재 3.25%인 한국의 정책금리는 최소한 `중립금리(neutral rate)‘ 수준인 4%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소비자물가가 상승했고 또한 폭우에 의한 물가영향을 고려할 때 올려야 할 타이밍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경제가 대외적 불안요인을 방관한다면 자칫 회복세에 탄력을 붙이지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즉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전세계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경제 불안감이 확산되는 시기에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4일 기준금리 인상을 주도해왔던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영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등 다수의 신흥 및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방향으로 흐름을 타고 있다는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뚜렷하게 경기침체 국면을 시사하는 지표를 쏟아내고 있는 미국경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우리 경제는 개방형 수출경제 특성상 글로벌 금리동결 대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내년 1월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은 바 있다.

기획재정부가 매월 발간하는 ‘최근경제동향’ 8월호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한은에 기준금리 동결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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