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말하는 것이 상대에게 진실되게 보이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연인이나 직장 상사·동료, 형제 지간 등 어떤 사이에서라도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은 항상 상대방이 진실된 것으로 믿어 주기를 바라며 그렇게 되도록 노력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상대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할까.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강인한 성격이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의 목소리는 안정된 주파수와 주파수 변화폭이 크지 않은 특징이 있다. 이는 듣는 사람에게는 목소리 톤이 일정하고 안정적이며 견고한 소리로 들린다. 이처럼 단호한 신념이 묻어난 목소리로 상대방을 설득하면 상대방은 많은 부분에서 설득 당한다.
설득은 어느 분야에서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어떻게 적절히 전달하고 진실되게 받아 들일 수 있게 만드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설득은 단순히 물건을 팔 때만이 아니라 정책 입안과 선거유세, 교육, 사업·노사관계 그리고 연구방향과 새로운 지식의 발견을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필요하다.
설득 시 자신이 스스로 말하는 내용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있을 때는 목소리가 안정적이며 상대방 또한 믿음을 갖고 결국 설득당하게 된다.
반대로 자신이 말하는 내용에 확신이 서지 않거나 신념이 없는 경우에는 주파수의 안정이 이뤄지지 않고 흔들리게 된다. 다소 불안정한 톤이 유지되고 말이 끊어지거나 흔들리며,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이 불규칙한 목소리는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의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의 불안정성은 반복되는 연습과 훈련으로 본인이 말하는 거짓말을 사실인 것으로 생각하게끔 조절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는 경우에 생기는 불안정한 마음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나름대로의 새로운 구실을 만들어 이런 갈등을 정리하고 거리낌없이 거짓을 진짜처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자신의 생각이 진실인 것으로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셈이다.
방어기제가 작동하면 자신의 생각과 말의 합리화가 이뤄진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자신은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신념에 찬 목소리로 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방어기제가 작동돼도 자신에게 내재된 깊은 생각 속에는 거짓을 말하고 설득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과 불안감, 갈등은 표출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표출되지 못한 불안감과 갈등은 자율신경계에 작용해 심박수가 빨라지거나 체온의 상승, 모세혈관 확장과 같은 변화를 초래한다. 이런 변화가 거짓말탐지기에서 이용하는 생체신호다.
목소리도 거짓말탐지기에서 측정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생체신호를 내포하고 있다. 불안감과 갈등으로 인해 심박수가 올라가고 혈관과 동공이 확장되며 숨이 가빠지고 땀을 흘리게 된다.
침·땀 분비로 인해 침을 자주 삼키면 말하는 속도가 다소 빨라지고 호흡이 짧아진다. 또 후두 내 분비물이 많아져 다소 젖은 듯한 목소리, 가래가 낀 듯한 목소리가 나온다. 코와 귀의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이 부위에 급격한 체온 변화가 오고 피부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매우 가려운 느낌을 받는다.
그러므로 불안감과 갈등이 있거나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은 말하는 과정 중에 쉽게 코를 만지거나 귀를 만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런 행동과 목소리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우리는 상대방이 무언가 거짓을 말하고 있거나 아니면 자신의 말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또는 생각 속에 많은 갈등과 불안감이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상대방의 행동과 목소리에서 그 사람의 심리상태 및 거짓말의 유무를 알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를 반드시 설득해야 하는 경우라면 말하는 도중 절대로 코와 귀를 만져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