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치하면 관절변형·고혈압 등 합병증
(아주경제 이규복 기자)저녁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던 정태규씨(35)는 샤워를 하다 엄지발가락 부분이 빨갛게 부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은 부위를 눌러보니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자 통증도 사라져 괜찮겠거니 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자 통증은 다시 시작됐고 심지어 열까지 나 밤잠을 설칠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정씨는 ‘통풍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톡톡 쏘는 탄산음료와 새콤달콤한 과일주스, 시원한 맥주는 한 여름이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핫 아이템들이다. 하지만 이런 음료들을 지나치게 마시다 보면 ‘통풍’이 발병할 수 있다.
◆시원한 맥주 ‘통풍성 관절염’ 우려
‘통풍성 관절염’은 요산 결정이 관절 주변 조직에 침착 돼 관절에 심한 염증 및 변형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몸속의 요산이 배출되지 않아 관절 조직에 쌓이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약 85~90%가 한 군데 관절의 급성 관절염 형태로 나타나며 주로 엄지발가락과 발목, 무릎 등 하지관절에 흔히 발생한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요산을 배설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통풍 발생 위험이 높다.
통풍성 관절염이 시작되면 관절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맥주나 탄산음료, 과일주스 등을 많이 섭취할 경우 발생하기 쉽다. 많이 마실 경우 체내에서 요산이 다량으로 생성돼 배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에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퓨린은 몸에서 분해돼 요산으로 바뀐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면 요산 수치가 올라가고 관절통을 악화시키며 염증도 빠른 속도로 진행 시킬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이 12년 동안 통풍 병력이 없는 40세 이상 4만6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탄산음료나 과일주스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과당으로 인해 통풍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주스의 경우 사과나 오렌지에 함유된 다량의 과당이 혈액 내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많이 마시면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럽·설탕 첨가 과일주스 피해야
통풍성 관절염은 초기에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완치 됐다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통풍성 관절염을 방치하면 다른 곳으로 확대 되는 것은 물론 관절 변형과 당뇨, 고혈압 등 다른 합병증까지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통풍성 관절염이 진행되면 약물 치료를 통해 요산의 생성을 억제 시키거나 소변으로 내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 약물치료와 식이조절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
관절·척추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만약 통풍성 관절염이 심해져 요산 덩어리를 형성하는 결절이 확인 될 경우에는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김 원장은 “갈증이 날 때는 탄산음료와 맥주 대신 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과일주스의 경우 다른 영양소들의 섭취를 위해 적당량 마시되 시럽이나 설탕 등이 첨가된 주스는 피하는 것이 건강하게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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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을 예방하는 식습관]
1. 갈증이 날 때 탄산음료의 섭취는 오히려 갈증을 더 유발할 수 있으므로 탄산음료 대신 물을 자주 마시자.
2. 과체중이나 비만은 관절에 부담을 가해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표준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3. 과일주스의 경우 당분 이외에 기타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대신 하루에 한잔 정도의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4. 음주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고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는 동물의 간, 콩팥, 뇌, 내장, 농축된 육수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