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취임기념 기자 간담회를 통해 “100일 안에 지배구조와 승계 시스템 등이 시행되면 앞으로 신한금융이 어떻게 갈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신한문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위해 하나로 나아가는 조직을 만들 것”이라며 100일 이내에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취임일성이 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이었을만큼 이에 대한 한 회장의 의지는 강력했다.
이후 한 회장은 “과거 분열됐던 직원에게 일할 기회를 주면 무엇을 할 것인지 등 새로운 자세를 보여줘 과거에 대해 속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통합의 의지를 피력했다.
한 회장은 내부분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00일 동안 외부의 인수합병에 눈을 돌리는 대신 내실경영에 힘써왔다.
또한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해서도 “전임 경영진에 대한 예우는 시장 평가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평가를 자제해왔다.
한 회장은 취임 이후 100일 동안 달성한 견고한 결속과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한 회장은 지난 6월30일 가진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힐 정도로 권력형 금융지주회장을 배격하고 있다.
때문에 그는 CEO가 정치적 배경이나 영향력보다 경영능력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에 집약할 계획이다.
조직 통합과 관련해 그는 “조직을 위해서는 옛 조흥은행 출신을 인사에서 어느 정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밝히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CEO의 권력 분배에 대한 그의 의지는 단호하다.
때문에 그가 8월 중순에 내놓을 조직개편안의 면면은 회장의 의사결정 구조를 하부조직에 분배하고, 권력 분산을 통해 제왕적 회장직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또한 주요 CEO의 연임에 대해서도 1년 임기 연장안에 무게를 둬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를 막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한 회장의 의지에 대해 신한금융의 유일한 약점이였던 조직구조 문제가 강점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취임일성에서 약속한 ‘100일 이내의 지배구조 개선’이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재천명됨으로써 누구도 한 회장의 의지를 의심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한 회장이 그토록 강조해온 조직의 통합과 안정이 자칫 섣부른 이질적인 지배구조 개편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개편이 그간 추진해 온 조직쇄신안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금융권은 오는 8월 중순으로 다가온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한 회장의 의지 속에서 어떻게 관철될지, 또 어떤 성과를 낼지 크게 관심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