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50원대 무너지나…하락세 어디까지?

2011-07-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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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장중 1049원대로 연저점 경신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이어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며 거침없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내 1030~1040원선까지 환율이 내려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1000원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1051.10원)보다 1.10원 내린 10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만 해도 환율은 1060원대 후반에서 1070원대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한 달여만에 20원 가량 빠진 것이다.

또한 22일과 26일 각각 1051.90원과 1051.1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잇따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들어 1049.1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또다시 연저점을 경신했다.

지난 2008년 8월 21일(1054.90원) 이후 약 2년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환율이다.

이날 역외 시장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였고 여기에 국내 은행권과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환율 하락세가 거세졌다.

다만 외환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하락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개입에 나서면서 하락폭을 좁혔다. 오전에 발표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대비 0.8%로 1분기(1.3%)보다 낮아진 점도 영향을 끼치며 낙폭을 제한했다.

환율 하락(원화 강세)를 이끄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미국의 디폴트 우려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다.

미국의 최종 채무한도조정 시한은 다음달 2일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대국민연설을 통해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미국의 채무상한이 타결된다 해도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는 경고를 하고 있는 점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따라서 원화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미국의 재정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그간 유럽 이슈에 묻혀있었던 것일뿐 미국은 재정 문제로 인해 앞으로도 계속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정부가 일정 부분 원화강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 강세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8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원화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원화강세는 수입물가를 낮춰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당국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그동안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며 어느정도 환율 하락세를 용인해 왔다.

SC제일은행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선 대외 불확실성이 커 당국이 공격적으로 매수 개입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심리적 저지선인)1050원선을 소극적으로 지킬 수는 있겠으나 적극적인 개입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내 원·달러 환율이 1030원~1040원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환율은 하반기에 평균 104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중국의 금리조정 가능성, 유럽발 재정위기 고조, 당국의 국내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등이 원화 강세의 속도나 폭을 다소 완만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공학센터의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1030원대 하락을 꼽으며 "미국은 앞으로도 긴축 정책을 계속 가져갈 것이며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라 원화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까지도 떨어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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