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등급강등 경고 잇따라…시장 '화들짝'
WSJ는 시장에서도 미 정치권이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해도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S&P는 미국이 현재의 'AAA' 등급을 유지하려면 재정적자 감축 규모가 최소 4조 달러는 돼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현재 백악관과 공화당이 제시한 규모는 이에 크게 못 미친다.
WSJ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한 미국의 14대 기관 투자가들이 전날 이례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조속히 채무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촉구한 것도 최근 시장의 우려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악의 시나리오 쏟아져
시장의 우려가 커진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도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조지프 가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디폴트는 재앙과 같을 것"이라면서 현실화되면 "리먼브러더스 붕괴 때보다 10배 가량의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 국채로 대표됐던 '안전자산'에 대한 기준이 흔들리는 것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라고 강조했다.
테리 벨튼 JP모건체이스 채권투자전략 글로벌 책임자는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주최로 긴급 소집된 화상회의에서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이 강등될 경우, 미 국채 수익률이 최대 "60~70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렇게 되면 미국의 차입 부담이 궁극적으로 1000억 달러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즉시 주식과 미 국채, 달러화에 대한 투매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하고 있는 데서도 읽을 수 있다. 미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가 금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 금값을 띄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WSJ는 최근 미 국채 수익률은 역사적 기준에서 보면 여전히 낮아 수요가 아직 탄탄한 듯 하지만, 회계적 사안에 민감한 장기와 단기 국채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선물거래소 운영업체인 CME그룹은 부채상한 협상 타결 실패로 인한 미 국채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28일부터 국채 선물 거래 증거금을 인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