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일단 준결승 진출을 이룬 데 대해 “운좋게 들어갔다. 100%를 다했다. 준결승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결승에 올라가면 좋겠지만 신체 조건도 부족하고 단거리 선수들보다 기량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날 박태환은 지난달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세운 올해 개인 최고기록을 0.01초 줄였다.
박태환은 “오늘 턴은 잘 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결승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결승에 들어가는 것은 100m 금메달을 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선수들은 200m도 그렇고 100m도 힘들다. 준결승에서는 내 최고기록에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 선수가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출발대 위에 선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m가 끝나면 이번 대회 폐막 다음날인 8월1일 귀국한다.
올해에만 세 차례 국외 전지훈련을 하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해 온 박태환은 “돌아가면 가족과 함께 밥 먹고 싶다. 부모님이랑 오랫동안 얼굴 못 봐서 많이 그립고 보고 싶다.
경기장에서도 연락 못 했다. 예민하기도 했고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전화 드리면 더 좋아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전날 자유형 200m 결승에서 4위에 그치고 나서 너무 아쉬워 잠도 잘 못 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은 “계속 생각이 났다. 내가 미흡했다. 전반 100m에서 광저우 아시안 게임 때처럼 턴을 했으면 메달권에 진입했으리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개선해야 할 것은 레이스 운영도 있지만 턴과 스타트 등이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100이라고 하면 그중 턴이 40%, 스타트는 60%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스타트 후 잠영 거리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차이가 나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박태환은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도 더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대회 나와서 예선만 하다 가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지적하고 나서 “연습하고 경기할 때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한 단계씩 나아가고, 나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태환은 또 “나도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나 다음으로 결승에 가서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