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총괄뉴스부) 8월 1일 수시전형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2012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의 막이 오르는 가운데 대학들의 우수학생 유치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은 올해 들어 많게는 수백 차례에 걸쳐 입시 설명회를 열거나 전형료를 할인해 주면서 우수학생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고려대는 최근까지 전국 각지의 고등학교 700여곳을 찾아가 학생과 교사에게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설명했고 지난달부터는 매주 두차례 교내에서 학생들을 50명씩 모아놓고 입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숭실대는 4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300여개 고교를 직접 방문해 설명회를 했고 건국대 역시 200여 차례 '찾아가는 입학설명회'를 열었다.
딱딱한 설명회 대신 특성화 학과를 중심으로 입학 후 실제로 배울 전공과목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어 자연스럽게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대학도 있다.
한국외대는 교수들이 고등학교에 직접 찾아가 강의하는 '글로벌 강좌', 학생들이 모교에 찾아가 학과의 장점과 교과목, 전망을 소개하는 모교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홍익대는 미술교사가 없는 도서벽지 고교 학생 가운데 미술에 관심이 있는 수험생 100여명을 불러모아 대학원생과 학부 4학년생이 미술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는 '홍익 미술체험 캠프'를 열었고 경희대도 전공별로 '로봇 캠프', '우주관측체험교실' 등을 마련했다.
상당수 대학은 수입 감소를 감수하고 전형료를 내렸다.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전형료로 69억6400만원을 벌어 '1위'를 차지한 중앙대는 8만원에서 7만원으로 1만원 할인해줄 계획이고 성신여대도 수시 1·2차 각각 8만원, 6만원이던 전형료를 1만원씩 내렸다.
한성대는 사회기여자 및 배려 대상자 전형에 응시하면 전형료를 1만원만 받고 고려대는 자기추천전형에 지원하는 기초생활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수험생에게 전형료를 아예 받지 않는다.
대학들이 이처럼 학생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수시모집 인원이 전체 정원의 60%를 넘길 정도로 우수한 학생을 먼저 데려가려는 경쟁이 치열한데다 최근 대학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부실대학 솎아내기'에서 충원율과 경쟁률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수능시험을 볼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추세다. 대학은 아무래도 우수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먼저 빼와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시모집 전형료로 해마다 수십억원씩 벌어들이는 대학들이 일년 내내 '전형료 장사'에 열을 올린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방에 있는 사립대는 정원을 채우는 문제에 사활이 걸려 있으니 그렇다 쳐도 원서대금으로 수입을 많이 올리는 서울의 일부 대학은 옆에서 보기에도 심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