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1일 정상회담 앞두고 주도권 싸움 치열

2011-07-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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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셰-메르켈, 민간 참여 둘러싸고 계속 갈등<br/>유로존, 그리스 공동 보증 유로채권 발행 논란<br/>메르쉬 "그리스 구제 지연시 유로화 전면 위기"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유럽연합(EU)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긴급 정상회담을 앞두고 민간 채권단의 자발적 동참 및 유로채권 발행 방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민간 채권단 동참 문제가 선결돼야만 이번 회담에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액이 115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채권단의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이 난항을 지속하고 있어 이번 회의 결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은 당초 민간채권단이 자발적인 롤오버(차환)를 통해 지원에 동참하게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이를 부분적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해 논의의 초점이 흐려진 상태다.

이후 그리스의 디폴트를 허용하고 그리스 정부가 유럽재정안정기구(EFSF)로부터 재원을 지원받아 국채를 조기환매(buyback)하거나 기존 국채를 장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등 민간채권단 참여 문제는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를 비롯한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은 디폴트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리셰는 이날 독일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어떤 나라든 디폴트를 선언하면, ECB는 그 나라가 발행한 국채를 적합한 담보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CB는 그리스 지원을 위한 채권 조기환매와 기존 채권을 새로 발행되는 장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데 핵심인 보증 권한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트리셰의 발언은 그리스 해법을 둘러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11일 회의에서도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제공 문제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는 유로존 국가들이 공동 보증하는 유로채권을 발행해 그리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은 반면 독일에서는 유로채권이 EU 전체로 채무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유로채권 발행은 유로존 회원국들이 공동 보증하는 채권을 발행해 그리스가 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국가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이브 메르쉬 ECB 이사는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회견에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의사결정이 지연돼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한 상태"라면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제공 결정이 늦어질 경우 유로화가 전면적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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