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잊은 美 부채 협상 75분만에 결렬

2011-07-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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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결까지 매일 백악관 미팅

일요일인 10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에서 열렸던 정부 지출 삭감 및 부채 상한 증액 협상이 75분 만에 결렬됐다. 백악관·민주당과 공화당은 각자의 입장을 조율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공화당에서는 존 베이너 하원 의장 등이 참석했다. 양당 대표들은 11일 다시 백악관에서 막후 협상을 벌인다. 백악관은 앞으로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매일 양측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베이너 의장은 이날 협상에 들어가기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주장했던 10년간 4조 달러의 지출 삭감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입장 조율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유는 오바마가 큰 폭의 지출 삭감을 제안했지만 동시에 부유층 과세 등 세금 인상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날 협상장 소식을 전한 민주당 관계자는 오바마가 베이너 의장의 반대에 "지금 안 되면 언제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채무 불이행에 빠져드는 8월2일 시한까지는 이제 2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양측의 이같은 벼랑끝 대치 모습은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오바마는 협상 전 앞으로 10일 이내에 공화당과의 협상이 성공하겠냐는 질문에 "우리는 해야만 한다"만 답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오바마는 협상에서 베이너에게 "소폭의 지출 삭감은 큰 폭의 지출 삭감 계획만큼 어려운 일"이라면서 베이너가 밝힌 세금 증대 없는 2조 달러 규모의 소폭 지출 삭감 계획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백악관 측은 "오바마가 막무가내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것을 설득하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공화당 측은 "만일 시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때 대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WP는 덧붙였다. 오바마는 이에 대해 "지금은 협상 타결을 논할 때이며, 비상 계획은 지금의 이슈가 아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보다는 당장 오바마가 정치적으로 더 급한 상황이다. 오바마가 경제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했다는 여론 조사가 잇따르고 있고, 최근 발표된 6월 실업률은 9.2%로 치솟았다. 자칫 여기서 더 미끄러지면 내년 재선은 어렵게 된다. 지난해 중간 선거 패배 이후 오바마는 '양당을 설득하고 리드해 나가는 합리적인 인물'로 자리 매김하려고 해왔지만 이번 이슈를 시한까지 해결할지는 의문이다.

베이너도 협상을 타결시키지 못하면 정치적 타격을 받겠지만, 공화당 초선 의원들부터 시작해 대선 당내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어떠한 세금 인상에도 반대한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의 미셸 바크만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번 협상에 관해 정부 부채 상한을 올리는 데 반대 표를 던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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