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면 세금없는 브라질채 펀드만 과세 왜?

2011-07-11 09:35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브라질 채권을 직접 사면 조세협약으로 비과세인 반면 관련 펀드는 수익 15%를 세금으로 내야 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으로 지적됐다.

직접 투자자 대부분이 고액 자산가라는 점에서도 펀드를 통해 소규모로 투자하는 소액 투자자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5월 31일 브라질 국채 3종을 출시해 한달반 만에 25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미래에셋증권도 5월 9일 월지급식 브라질 국채를 내놓은 이후 두달 동안 4186억원어치를 팔았다. 동양종금증권은 5월 23일부터 4개 만기(13·14·15·21년) 브라질 국채 중개매매서비스를 시작해 40일 남짓 만에 100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이에 비해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산은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산은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채권]' 1개뿐이다.

자금도 올해 들어 7일까지 50억원만 유입됐다. 이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0.61%로 코스피 수익률(6.32%)을 앞섰다.

증권가는 직접 투자가 펀드보다 높은 인기를 얻는 이유로 비과세를 꼽았다. 한국·브라질 정부는 조세협약을 통해 국채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도록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비과세 매력이 없었다면 브라질 채권은 지금처럼 인기몰이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자격이 100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라는 점도 비과세 매력을 부각시킨 점으로 꼽혔다.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상회하는 만큼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돼 비과세 혜택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수익 15.4%를 세금으로 물어야 한다. 1년 동안 1억원을 투자해서 18% 수익이 났다면 내야 할 세금은 138만6000원이다.

이런 이유로 소액 투자자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액 자산가와 소액 투자자 간 형평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똑같이 비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채권연구원은 "브라질 국채에 직접 투자하면 세제혜택을 주면서 펀드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고액 자산가에게만 비과세 혜택을 주면서 형평성이 깨졌다"고 전했다.

증권사나 운용사 간 형평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사 입장에서는 비과세 혜택을 받는 상품이 과세 상품보다 인기도 상대적으로 많아 세금 없는 상품만 팔게 된다"며 "직접 투자 상품을 파는 회사만 배불리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채권형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동일한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다른 증권사 채권연구원은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직접 투자 상품보다는 채권형펀드 시장이 커져야 한다"며 "직접투자 수요를 채권형펀드 수요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직접 투자보다는 펀드에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