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소기업협회 회장 리즈빈(李子彬)이 최근 한 포럼에서 이같이 촉구했다고 중화공상시보가 최근 전했다. 리 회장은 "2009년 기준으로 중국에 등록된 중소기업은 1023만개 있으며, 중소기업은 중국 기업 총수의 99%를 점유하며, GDP 기여율은 60%를 초과하고, 세수 기여율도 50%를 넘는다. 고용의 80%를 창출하고 있으며 무역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줄도산이 가져올 후폭풍을 경고했다.
실제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도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의 줄도산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참고보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산치(三旗)그룹과 장난(江南)피혁, 보터만(波特曼) 등 원저우 중견 기업들이 도산한 데 이어 최근 저장성의 대표 기업인 톈스(天石)전자유한공사도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자금 경색으로 수개월씩 근로자들의 임금을 체불하다 결국 문을 닫았으며 업체 대표는 네덜란드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금융권 대출에 보증을 선 업체들도 많아 연쇄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톈스에 보증을 섰던 업체들의 담보물을 압류, 법원에 재산보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들이 많이 몰려 있는 동남부 연안지역의 저장성, 푸젠성, 광동성 등에서는 운영자금조차 확보하지 못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료나 수도요금을 체납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이유는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10차례, 기준금리를 4차례 올리면서 은행들의 대출을 압박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담보가 우량한 국유기업 위주로 대출을 실행해오고 있다. 때문에 자금난에 부딪친 중국기업들은 제2금융권이나 제3금융권, 사채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융통하는 자금은 이자가 천정부지로, 최고 40%선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원저우, 샤먼 같이 개인사업자가 많은 중국 도시에서 은행 밖 비공식적 대출 기관을 통해 돈을 빌린 기업 대출 비율은 전체의 5% 정도로 9개월전 1.5% 수준에서 급등했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노동자들의 임금체불로 이어지고 있어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마저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6일 밤 중국 광둥성 차오저우시에서는 농민공 200여명이 공장의 임금 체불에 대해 항의하며 격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동타오 크레디트 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대금 결제를 미루고 공장 주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고 도망간다면 중국 경제는 또 다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도산이 시작되면 중국 경제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달 시행된 은행권 중소기업의 대출 규제 완화가 자금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소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