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자연재해로 미국이 몸살

2011-06-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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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약 절반이 가뭄 아니면 홍수<br/>지구 온난화 원인…'일상화' 대비해야

(워싱턴=송지영 특파원) 미국에 불어 닥친 이상기후 및 자연재해 때문에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미 전역이 극심한 가뭄 아니면 홍수 피해를 입는 등 이상 기후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적어도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는 이런 기상 이변들이 계속되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웨더그라운드(Weather Ground)의 제프 매스터스 기상학 국장은 "저지대의 미시시피강 홍수 피해, 남부지역의 토네이도, 뉴멕시코 등 남서부의 대규모 화재 피해와 텍사스의 극심한 가뭄 등 지금까지 피해액만 수십억 달러가 된다"고 분석했다.

홍수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네브라스카에는 원자력 발전소 주차장이 완전히 물에 잠기는 등 추가 피해가 커질까 당국이 비상 대처에 나섰다.

이같은 이상 기후 현상을 모두 더하면 올 봄 미 전역의 약 46%가 이상 가뭄 아니면 홍수 피해를 입었다. 보통 매년 26% 지역이 극심한 기후에 의한 피해를 입은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훨씬 컸다. 거의 절반의 지역이 극심한 가뭄 아니면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기상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부 텍사스의 미드랜드 지역은 올들어 지금까지 4mm의 비가 왔다. 매년 평균 101mm 비가 온 이 지역의 올해 가뭄을 잘 보여주는 통계라고 FT는 보도했다. 미드랜드 지역의 극심한 가뭄 때문에 시 당국은 주민들이 일주일에 단 두번만 잔디에 물을 줄 수 있게 법규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5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농민들은 피칸, 알파파 등 농작물에 많은 물이 필요하지만 여의치가 않다. 서부 텍사스의 농작물 기상 리포트는 "가뭄과 바람이 많은 날씨 때문에 농작물 수확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이후 텍사스 산림청과 소방국은 무려 133만 헥타르를 태운 1만2779건의 산불 진화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토네이도 피해도 50여년 만에 최악이었다. 1200건이 넘는 토네이도로 무려 525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상 당국은 올해 피해가 지난 1953년 이후 최악이었다고 기록했다. 인명 피해를 감안하지 않은 경제적 손실이 미시시피만 5억 달러,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 아칸사, 동부 테네시를 모두 포함한 중남부 지역 전체로는 무려 15억 달러에 달했다고 존 미첼 릴리 미시시피주립대 농업경제학 교수는 분석했다. 보험사들이 집계한 피해액 규모는 인명 피해까지 포함해 미주리주 토네이도 피해로 30억 달러, 중서부 토네이도는 70억 달러 등으로 훨씬 크다.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손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댈러스 소재 남감리교대의 버나드 웨인스타인 경제학 교수는 "보험금과 주, 연방 정부의 지원이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로 뉴올리언스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후 지금까지 수십억 달러의 정부 지원 및 보험금을 받았다. 웨인스타인 교수는 "미국 경제 규모는 약 15조 달러에 이르므로 이 정도 피해는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웨인스타인 교수는 "앞으로 20~30년 이후면 올해와 같은 이상 기후와 그에 따른 피해가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될 만큼 기후가 바뀔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의 원인으로 기상학자들은 우선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다. 온난화 효과로 대기 중 습기가 증가함에 따라 엘니뇨와 라니냐가 더 심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상'이 아닌 '일상화'된 기상 이변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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