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7대 2의 의견으로 낸 판결에서 "비록 비디오 게임이 폭력적이라고 하지만, 성적으로 또 표현상으로 더 폭력적인 책 등 출판물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고 있어 비디오 게임도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는 집집마다 비디오 게임기가 하나둘씩 장만되면서 어린 자녀들이 폭력성이 심한 비디오 게임에 노출되는 데 대한 우려가 높아져 왔다. 이에 캘리포니아주가 미성년자에게 비디오를 판매·대여할 수 없는 법안을 만들자 관련 업계는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비디오 게임은 성인용은 M, 틴에이저용 T, 13세 이상용은 T-13 등으로 등급을 나눠 놓았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어린 학생들이 정해진 등급보다 상위의 게임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학부모들은 법으로 이를 아예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로 이를 해석했다.
대법원은 "주 정부가 어린 아이들이 유해한 것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권한이 분명 있다"면서도 "다만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어떤 사상이 아이들에게 노출돼서는 안 된다는 제한은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캘리포니아의 주법이 옳다고 소수 의견을 낸 판사들은 "컬럼바인고교 총격 사건이나, 버지니아테크 총격 사건 모두 범인이 유사한 비디오 게임을 즐겼다는 분석이 있고, 최근 게임 중에는 소수 인종을 죽이거나 종교적 소수계를 학살하는 것도 있다"고 반박했지만 다수 의견을 누르지 못했다.
대법원은 "그러한 게임들은 매우 역겨운 것이지만, 법에서는 역겨운 것이 유효한 표현이 아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