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계 대모' 김창실 대표 별세

2011-06-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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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화랑계 대모’ 선화랑 김창실 대표가 18일 오후 7시 서울대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향년 76세.

고인은 지난해 9월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중 이날 세상을 떠났다.

김창실 대표는 1997년 인사동에 선화랑을 개관한후 34년째 인사동 화랑가를 지킨 ‘한국 현대미술산증인’이다.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화랑에 출근해 직접 일을 챙겼을 정도로 미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였다.

1935년 황해 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7년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한 뒤 1962~1968년 부산에서 성안약국을 운영하다 1977년 선화랑을 개관하며 미술계에 투신했다.

일본에서 유학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서양미술을 접했던 그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번 돈으로 그림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러다 컬렉터에서 화랑주로 변신했다.

인사동에 화랑이 몇 개 없던 시절 개관한 선화랑은 1970~1980년대 진화랑, 미화랑과 함께 ‘진.선.미’화랑으로 불리며 미술계를 풍미했다.

부침이 심한 인사동 화랑가에서 34년간 꿋꿋하게 한 자리에서 화랑을 지켜온 그는 한국 현대미술계의 산 증인이었고 화랑가의 큰어른으로 존경받아 왔다.

 지난해에도 미국 뉴욕,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를 왔다갔다 하며 국내미술시장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김대표가 자리에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화랑계 후배들이 든든하다고 원해 어디든 달려가곤 했었다.

지난해 4월 고인은 선화랑 개관 33주년에 맞춰 363명의 3∼10호 크기의 소품전을 열어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개인 상업화랑에서 유례없는 전시로, 국내 현대미술 작가가 총 출동한 33주년 개관전은 미술에 대한 열정과 고인의 열정과 선화랑의 파워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동안 선화랑을 거쳐간 작가만 해도 300여명. 국내외 400여회 기획전을 열고 작가지원과 발굴에 앞장섰다. 개관 후 김흥수 김형근 권옥연 유희영 하종현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화가들이 선화랑을 통해 화단에 들어섰다. 이 화랑에서 전시를 하면 스타작가가 됐고 화제가 됐다.

그동안 고인은 화랑을 운영하면서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두번이나 지냈고, 작가지원에도 힘을 쏟았다.

미술잡지 선미술도 13년간 발행했고, 1984년부터는 ‘선미술상’을 제정하여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 세 분야의 만 35~45세 작가를 발굴, 현재까지 21명의 우수한 수상 작가를 배출하며 작가들을 후원해 왔다.

이런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09년에는 화랑주로는 처음으로 국가 훈장(옥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상주는 부군 동북관세법인 고문 이호만(82세), 장남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이성훈(만52세), 차남 이림범률사무소 변호사 이경훈(만51세), 딸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대표 이명진(만49세).

장례식장은 강남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동화경모공원.(02)3410-3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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