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추천권을 갖고 있는 안보리가 반 총장을 단일 후보로 추천하는 결의를 채택해 유엔 총회에 제출함에 따라 21일 열리는 총회에서 반 총장의 재선 승인은 확정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반 총장의 재선이 확정되면 사상 첫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로 재선 사무총장에 등극하는 것이자 아시아인으로는 부트로스 갈리 이후 35년만에 첫 재선 사무총장 탄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인 반 총장의 1기 5년 임기는 오는 12월 31일로 만료되며, 총회 승인 절차가 끝나면 내년 1월 1일부터 2기 반기문 체제가 출범한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순회 안보리 의장을 맡고 있는 가봉의 넬슨 메소네 대사가 반 총장 연임 결의안을 의사안건으로 상정하자 15개 이사국 대표들이 박수로 통과시켰다고 유엔 관계자는 전했다.
메소네 대사는 비공개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안보리는 현직에 있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두번째 5년 임기를 할 수 있도록 지명하는 안을 지지하고 박수로 통과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6일 반 총장이 공식적으로 연임 출사표를 던진 이후 중국과 프랑스가 당일 강력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영국 정부가 9일 지지 입장을 발표했으며 상임이사국 가운데 러시아가 16일 마지막으로 지지 대열에 합류하면서 반 총장은 추천권과 함께 거부권을 갖고 있는 이른바 P5(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지를 모두 획득했다.
또 아시아와 아프리카, 동구권 등 각 지역그룹도 잇따라 회동을 갖고 반 총장 지지 입장을 표했고, 현재 유엔 지역그룹 가운데 공식적으로 지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남미 그룹에서도 브라질 등 주요 국가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바 등 일부 남미국가들은 반 총장이 미국의 영향력하에 있다며 지지 선언에 미온적 입장을 보여 당초 16일 통과될 예정이었던 안보리의 추천 결의안 처리가 하루 연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관계자는 "일부 남미 국가들의 목소리는 자신들의 유엔내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제스처"라면서 "192개 전 회원국의 지지로 축복받는 재선이 되도록 하겠다는 반 총장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해 막판까지 이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병행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21일 유엔 총회에서 모든 회원국들이 박수로 반 총장의 재선을 승인하고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