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세친 부총리는 이날 '러-중 에너지 대화' 제7차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에 오는 10일 이전까지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과 준비작업을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세친 부총리는 러시아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러 기간에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이달 16~18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투자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세친은 계약이 성사될 경우 중국은 향후 30년 동안 동(東)ㆍ서(西) 두 개의 노선을 통해 매년 680억 큐빅미터(㎥)의 천연가스를 공급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중국 서북부로 들어가는 서쪽 가스관을 통해 연간 300억㎥, 중국 동북부로 이어지는 동쪽 가스관을 통해 연간 380억㎥의 가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세친 부총리는 이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제공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 공보실장은 이날 "러-중 양국이 가스공급과 관련한 원칙적 문제에는 모두 합의를 했으나 아직 가스 공급가 문제는 더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왕치산(王岐山) 중국 부총리와 회담한 뒤 2009년 6월 양국 간에 체결된 천연가스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보충하는 의정서에 서명했다. 페스코프 공보실장에 따르면 의정서에는 중국에 대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장기공급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는 지난 2009년 20년 동안 매년 1500만t의 원유를 중국에 공급하는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2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받는 장기 에너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국영석유업체 '로스네프티'와 국영송유관 건설업체 '트란스네프티'는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각각 150억 달러와 1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