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의 청탁을 받고 금감원 검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김 전 원장은 역대 금감원장 중 다섯번째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게 됐으며 개인 비리 혐의로 소환되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1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김 전 원장 소환 방침이 결정됐다.
김 전 원장은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은진수 전 감사위원을 통해 검사 강도와 제재 수준을 완화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을 상대로 은 전 위원으로부터 직접 로비를 받았는지 여부와 부산저축은행 검사와 관련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있는지 등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 전 원장은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한 회사에서 임원직을 역임했던 사실도 드러나 더욱 곤혹스러워졌다.
김 전 원장이 지난 2008년 3월까지 등기이사로 재직했던 부동산 신탁업체 아시아신탁은 부산저축은행과 공동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진행했으며 부산저축은행 주식 90억원 어치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위기설이 나돌던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하게 된 경위와 두 차례에 걸쳐 투자금을 회수한 배경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미 전·현직 임원들이 대거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전직 수장까지 비리에 연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감원은 패닉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향후 금감원의 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금감원 직원은 “금융검찰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는데 현재 상황은 참으로 수치스럽다”며 “비리 여파가 어디까지 확산될 지 숨을 죽이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금감원은 김 전 원장을 포함해 역대 7명의 원장 중 5명이 검찰에 소환되는 치욕을 당하게 됐다.
금융감독위원장이 금융감독원장을 겸임하던 지난 2008년 3월까지 초대 이헌재 전 원장과 4대 이정재 전 원장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정재 전 원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헌재 전 원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2대 이용근 전 원장은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돼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이 전 원장은 나라종금 회생을 놓고 로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3대 이근영 전 원장은 그레이스백화점 대표인 김흥주씨 로비 사건에 휘말려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