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사모펀드(PEF)들이 과도한 차입매수(LBO)를 통해 M&A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들의 부채 수준이 위험 수위에 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과 유럽에서 이뤄진 대규모 M&A의 평균 부채 배수는 2009년 4~4.5배에서 최근 5배로 늘어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2007년 유럽 평균인 6.6배보다는 낮지만 최근 7배까지 높아진 거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최근 매물로 나온 영국의 자동차서비스업체 RAC 인수전에서 은행들은 한 사모펀드에 영업이익의 7배에 달하는 부채를 인수자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의 조세프 스컬 유럽부문 대표는 "사모펀드업계가 2006~07년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업체들은 과도한 대출을 떠안으며 M&A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도 지난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본시장과 투자자들의 리스크 감내 정도가 버블 우려가 컸던 위기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사모펀드들은 기업 인수 대금의 3분의 1 가량을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조달하는 관행을 지켜왔지만, 최근에는 인수 대금 중 자본 비중이 크게 줄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일례로 영국 사모펀드 CVC는 스위스 통신업체 선라이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가의 60%만 차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차입 비중은 결국 72%로 늘어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M&A 과정에서 평균 부채 배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리스크가 큰 고수익 채권(하이일드 본드) 투자자들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매티아스 볼크머 피치레이팅스 애널리스트는 "채무불이행(디폴트)률이 낮을 때는 시장이 과도하게 리스크를 수용한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