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 '예멘 옵서버'는 28일(현지시간) 치안 당국자를 인용,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조직원들이 전날 남부 아비얀주(州) 진주바르 지역의 행정시설과 주요 거리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아메드 알 미사리 주지사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관사에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바르는 예멘 수도 사나 남쪽으로 400㎞, 남부 주요 항구인 아덴항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져 있다.
이와 관련, 예멘의 야권연대 JMP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테러 위협을 부각시켜 서방의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알 카에다가 진주바르를 장악하도록 방조했다며 비난했다.
지난 2월 살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예멘 내 알 카에다 연계 조직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살레 대통령 퇴진 압력에 동참하면서도 예멘 내 부족 갈등과 알-카에다 세력 확장으로 예멘 사태가 결국 내전으로 비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알 카에다의 진주바르 장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 등 서방의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여 살레 대통령의 거취 결정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살레 대통령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부족간 갈등으로 정권이양 합의 과정이 더 꼬이고 있다"며 "정국 불안으로 해묵은 부족갈등이 다시 부상할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어 "극단주의 조직과 부족 세력들이 불안정한 정국을 틈타 이익을 키우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13년 임기 만료 예정인 살레 대통령은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GCC)의 권력이양 중재안을 거부하고 자진 사퇴의사를 번복한 상태다.